티스토리 뷰

반응형

리플리

새로운 방법으로 거짓 인생을 살다

리플리는 겨우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가난한 사람이었다. 그는 남을 따라 하는 데 재주가 있었으며, 특징들을 잘 잡아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일을 하면서 알게 된 대학생의 명문대 재킷을 입고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그 대학을 다니는 아들을 둔 부자에게 일을 의뢰받게 된다. 바로 그의 아들을 다시 미국으로 데려와 달라는 것이었다. 망나니였던 그의 아들 디키는 여자친구와 함께 현재 이탈리아에서 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플리는 바로 이탈리아로 넘어가서 디키를 찾아낸다. 그리고서는 동문 행세를 하고, 계획적으로 디키와 그의 약혼녀 마지와도 친해지게 된다. 디키는 늘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과 호기심이 가득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새롭게 알게 된 리플리에게 큰 호감을 느낀다. 리플리는 당장 지낼 곳이 없었기 때문에 디키의 집에서 셋이 함께 지내게 된다. 그 이후부터 리플리는 디키를 따라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면서 그의 취향을 파악하게 되고 점점 더 그의 생활에 빠져들게 된다. 리플리는 디키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종종 느끼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디키는 애써 모른 척을 해왔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런 리플리에게 디키는 지려고 시작한다. 약혼녀 마지 몰래 계속해서 다른 여자들을 만나왔던 디키는 옆에 계속 붙어 있는 리플리에게도 역시 싫증을 느껴버린 것이다. 점점 차가워지는 디키의 반응에 조바심을 내던 리플리는 그와 놀러 갔던 바다 위에서 다툼을 하게 되고, 디키는 사라진다. 이후 리플리는 교묘하게 자신을 디키로 사람들이 오해하도록 행동을 하고 다닌다. 그토록 원해왔던 상류층의 삶을 자신의 이상향이었던 디키로서 행세하는 삶을 리플리는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디키를 알던 사람들에게 들킬 위험에 처해지지만 그럴 때마다 교묘하게 비밀을 지켜나간다. 마지는 리플리를 의심하지만 끝내 진실을 밝히지는 못한다. 그가 디키와 관련되어 의심받을 때 옆에서 도와주었던 마지의 친구 피터와 사랑의 감정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그 마저도 진실을 덮기 위해서 리플리는 피터까지 속이게 된다. 이를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이 나며, 리플리의 인생이 이제는 거짓으로 점철되어 진실은 존재하지 않음을 암시한다. 

정신 질환에 대한 탐구

영화 속에서 리플리의 정신 질환에 대해서 묘사하는 장면들은 꽤 많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리플리가 타인을 사칭하는 데 큰 소질이 있다는 것인데, 이것이 주제이자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은 뿌리 깊은 불안감과 안정적인 자기 정체성의 결여를 암시한다. 다양한 페르소나에 적응하고 순응하려는 끊임없는 그의 요구는 해리 경향이나 성격 장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리플리는 사회적 도덕성에 대한 무심함과 공감의 부족으로 특징지어지는 성격적 특성도 보인다. 다른 사람을 조종하고 속이는 그의 능력과 문제를 직면했을 때에 폭력에 의존하는 적응력은 전통적인 도덕성과의 분리를 의미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는 만연한 패턴을 보이는 사회적 성격 장애로 설명할 수 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리플리의 정신상태는 점점 왜곡되어 간다. 디키를 구현하려는 그의 강렬한 욕망은 망상적 사고로 이어져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는 리플리가 디키와의 대화를 상상하거나 생생한 환각을 경험하는 장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것은 객관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잠재적인 정신병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디키에 대한 그의 강박적인 집착은 단순한 감탄을 넘어 의존적인 관계로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면서까지 디키의 삶에 동화되려는 그의 필사적인 시도는 의존성을 특징으로 하는 성격 구조를 보여준다.

리플리의 애증의 대상 : 리플리와 디키의 관계성

리플리에게 있어 디키에게 드는 가장 큰 첫 번째 감정은 아마도 부러움일 것이다. 디키는 여유롭고 풍요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며 매력과 카리스마를 발산했고, 이것은 충분히 리플리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열등감을 느끼고 사회적 수용을 갈망하는 리플리는 디키의 자신감과 사회적 능력을 열망했다. 그러나 리플리는 디키의 삶과 지위를 탐내면서 이러한 감탄은 시기심과 얽히게 된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디키에 대한 리플리의 감정은 더욱 모호하고 미묘한 어조로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리플리 입장에서는 낭만적이고 성적인 매력에 대한 힌트가 있으며 관계에 복잡성을 더해주었다. 리플리는 그의 라이프 스타일뿐만 아니라 감탄과 열광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더 깊은 연결을 원했고, 디키는 이를 어느 정도 눈치채는 것으로 묘사된다. 리플리는 디키의 세계에 점점 더 얽히게 되고, 디키가 리플리에 대한 호기심이 점차 줄어갈 때부터 리플리의 감정은 불안한 집착으로 강렬해졌다. 디키의 삶에 동화되려는 욕망은 모든 것을 소모하는 힘이 되고, 리플리는 환상을 유지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하게 되는데, 이는 조금 더 이성적 감정으로 디키에게 리플리가 다가가는 장면들로 알 수 있다. 자신의 정체성이 디키에 대한 그의 인식과 얽히게 되고 감탄과 집착 사이의 경계가 흐려진 것이다. 그러다 결국 디키가 보트 위에서 그에게 치를 떨며 더 이상 리플리가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존재로 말하는 장면에서 리플리는 큰 배신감을 느꼈고 이는 기존에 잠재되어 있던 집착과 광기로 잡아 먹히게 된다. 이로 인해 결국 리플리는 디키를 사랑했지만 자신의 억누를 수 없었던 감정의 소용돌이들에게 잡아 먹히고 항복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키에게 키스하는 장면에서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만 리플리는 디키가 되기로 결심을 하고 오히려 심리적으로 행복해 보이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 단순히 상류층에 대한 열망만이 아니라, 결국 리플리의 성적인 지향성까지도 직접적으로 드러나서 그동안 리플리가 디키에게 보였던 반응을 의심에서 확신으로 바뀌게 해 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