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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

탄탄한 스토리 구성

당시 한 네티즌의 소설 연재로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기본적으로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조와 코믹한 요소들이 배우들의 열연이 만나 엄청난 흥행을 한 영화이다.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중 손에 꼽히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국 영화이다. 영화의 구성은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뉘며 주인공 건우가 우연히 지하철에서 '그녀'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배우 전지현이 맡은 '그녀'의 역할은 이름은 등장하지 않으나 건우의 나래이션에 의해 영화는 흘러가기 때문에 영화 감상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건우는 술에 취한 그녀를 쓰러지기 직전에 우연히 구해주게 되지만, 밤길에 그녀를 무작정 두고 갈 수가 없어 여관방에 데려간다. 그러나 그녀의 토사물로 얼룩진 옷과 찝찝함 때문에 같은 방에서 자는 그녀를 두고 샤워를 하게 되고, 그녀의 아버지의 신고로 건우는 잡혀가게 된다. 다행히 오해가 풀리면서 그녀와의 인연은 시작된다. 전반전에서는 그녀와의 처음 만남부터 둘의 사랑이 시작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스토리가 탄탄한 것 말고도 배우 전지현과 차태현의 시너지가 잘 어울리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감독이 의도한 코믹한 내용들을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후반전으로 가면서는 그녀의 첫 사랑으로 인해 그녀가 슬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점점 힘들어하는 내용이 나온다. 우연히 그녀의 집에 따라갔다가 그녀의 아버지에게 퇴짜를 맞게 되는 건우는 그녀를 좋아하지만 그녀가 선을 보는 것을 차마 막을 수가 없게 된다. 첫사랑과의 이별과 집안의 반대 때문에 점점 둘은 힘들어지게 되고, 그녀는 차마 용기가 없어 건우를 떠나게 된다. 그리고 건우는 그녀와의 연애 스토리를 인터넷에 연재하게 되고 이는 큰 호응을 얻는다. 결국 건우는 이를 통해 작가가 되고, 우연히 그의 이모가 주선하는 소개팅 자리에서 기적처럼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녀의 첫사랑이 바로 건우의 죽은 사촌 형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만난 둘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다시 사랑에 빠진다. 

영화가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뉘어지면서 건우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구조는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있어 주인공들과 친근함을 느끼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스토리에 몰입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스토리 구조는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그 속에서 캐릭터에 이입하여 이별의 아픔과 재회의 기쁨을 깊이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생각된다. 

2000년대 한국의 문화

2000년대 당시에는 인터넷이 흔하지 않았던 시절이기 때문에, 지금의 시점에서 보기에는 많이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컴퓨터 속 그래픽들도 많이 등장한다. 특히 그 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인터넷 용어들이 많이 나온다. 지금과는 다르게 영어가 많이 없고, 한글을 요약한 단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인터넷으로 메일을 주고받는 장면도 지금과는 많이 다른 문화임을 알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폴더폰이 대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장면은 당시 널리 퍼져 있던 휴대폰 문화를 반영했다. 오늘날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루면서 그 시대의 휴대폰 문화를 느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시절에는 CD를 사용하기 때문에 주인공이 상점에서 CD와 DVD를 구경하고 구입하는 것도 볼 수 있다.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이기 때문에 이 역시 현재와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 음악과 영화를 판매하는 것은 오프라인 매장이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에는 디지털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물리적 미디어 매장이 쇠퇴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오프라인에서 CD와 DVD만을 판매하는 매장은 거의 드물다. 또한 카메라 역시 일회용 카메라를 사용한다. 당시 아날로그 사진, 특히 일회용 카메라가 유행했기 때문인데, 현재는 거의 핸드폰 카메라로 사용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레트로 감성이 열풍 하면서 일회용 카메라는 꾸준히 판매되고 있기는 하다. 공중전화 역시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당시에는 핸드폰을 소지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에 공중전화가 자주 사용되고, 공중전화박스가 영화 속에 등장한다.

 

손꼽히는 로맨틱 코미디

 

곽재용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는 특유의 재치있는 포인트들과 배우들의 시너지 효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뿐만 아니라, 주연배우들의 행보에도 아주 좋은 영향력을 남긴 로맨틱 코미디의 정수로 자리매김하였다. 2001년 개봉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통해 엽기적인 그녀는 당대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한국의 손꼽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임을 알 수 있다. 유머와 로맨스,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진 이 영화는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경이로운 흥행을 이끌어냈다. 재정적 성공은 한국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반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

영화의 영향력은 초기 극장 상영 이후까지 확장되었다. '엽기적인 그녀'는 문화적 초석이 되어 후속 로맨틱 코미디에 영향을 미치고 한국 영화의 세계적인 인기에 기여했다. 그래서 한류라는 국제적 현상을 촉발하고, 전 세계 관객들에게 한국영화의 매력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주연 배우 전지현과 차태현의 인생에도 이 영화는 전환점이 되었다. 전지현은 엉뚱하고 괴팍한 소녀를 연기하며 연기력을 뽐냈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이 영화는 그녀를 한국 최고의 여배우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했으며 이후 몇 년 동안 다양하고 세간의 이목을 끄는 역할의 문을 열었다. 그녀와 관련된 자료 중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영화의 그녀의 모습은 이 영화가 얼마나 그녀의 초반 커리어에 기여를 하고, 그녀를 당시 배역으로 기억할 수 있게 만드는지를 알려준다. 차태현에게도 '엽기적인 그녀'는 그의 코미디 재능과 배우로서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순간이었다. 영화의 성공으로 업계 내 그의 위상이 높아졌고, 일련의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이어지며 한국 연예계에서 사랑받는 인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영화가 개봉한 지 20년이 지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데, 각종 OTT 채널에 이 영화가 올라와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그 시절의 향수와 배우들의 앳된 모습을 보고 싶어서 찾는 관객들이 아직도 많이 존재한다.

배우들의 근황

 

전지현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연기를 해왔고, 거의 매 번 큰 성공을 거두었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그녀는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여러 영화와 TV 드라마에 출연했다. 주목할만한 작품으로는 '바람의 거리', '도둑들', 판타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등이 있으며 국내외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녀는 이제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CF까지 흥행 보증 수표이자 신뢰적인 이미지를 확고히 하여 그녀가 드라마와 영화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TV 속 광고에서도 그녀를 꾸준히 보여주었다. 국제적으로도 전지현은 할리우드 영화 '블러드: 라스트 뱀파이어'에서 주연을 맡아 국제적인 인지도를 얻을 수 있었다. 중국 영화 '인어'에서도 주연을 맡아 최고 흥행작 중 하나가 되었다. 이 영화 역시 중국에서도 역대 영화로 자리매김 한다고 한다. '엽기적인 그녀'가 고전이자 문화 현상으로 남아 있는 반면, 전지현의 후기 작품, 특히 '별에서 온 그대'와 '인어'는 전지현의 지속적인 인기와 기여 능력을 입증하였다. 차태현은 이후 성공적인 연기 경력을 이어갔다. 그는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표작으로는 '스캔들 메이커스', '헬로유스트', '프로듀서' 등이 있다. 차태현은 원작의 속편인 영화 '엽기적인 그녀 2'의 감독으로도 데뷔했다. 그러나 속편은 첫 번째 영화의 성공을 따라가지는 못 하였고, 1편의 팬들로부터 실망스럽다는 평을 받았다. 이는 그만큼 엽기적인 그녀 1편이 팬들의 마음에서 자리매김하는 게 크고, 이를 따라가기에는 시대적으로도 배우들의 측면으로도 많이 부족하였음을 알 수 있다. 차태현은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로도 경력을 확장했으며, 특히 '1박 2일'에서 그는 유머와 출연진과의 친밀감으로 사랑받는 인물이 되었다. 차태현의 이후 프로젝트는 '엽기적인 그녀'의 흥행 영향력에 미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배우이자 예능 진행자로서 연예계에서 꾸준한 존재감을 유지해 왔다. 가장 최근에는 2023년 MBC 예능 시상식의 대상 수상 호명을 진행하는 진행자로서도 그의 존재를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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