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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들이 살아 숨쉬는 영화
주인공 라일리가 태어나면서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들도 함께 태어났다. 기쁨, 슬픔, 분노, 까칠, 소심 이렇게 다섯 감정이 함께 등장하는 영화이다. 라일리가 자라오면서 각 감정들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그에 맞는 성장의 시기를 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던 어느 날 라일리는 이사를 가게 되어 학교를 전학 가게 되는 일이 생긴다. 라일리가 학교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에 슬픔의 감정 조절 실패로 울어버리게 되고 반 아이들과 선생님은 당황하게 된다. 이 일로 라일리는 더욱 소심해지고 내향적으로 변해간다. 라일리는 하키를 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감정들이 이후로 혼란스러워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라일리와 부모님의 사이까지 멀어지게 된다. 한편 라일리의 머릿속에서는 슬픔이로 인해 라일리가 자기소개에서 울어버리자 기쁨이가 슬픔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막아둔다. 라일리는 슬픔을 느끼지 않게 되고 일상생활에서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감정들의 기능 상실로 인해 라일리의 머릿속 기능들이 하나둘씩 꺼져가는 모습을 통해 기쁨이는 무언가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실수로 슬픔이가 감정 통제센터를 떠나버리게 되자 기쁨이는 슬픔이를 구하러 떠난다. 기쁨이는 슬픔이가 슬픔의 감정을 라일리에게 느끼게 해 줄 수 있어야만 라일리가 다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이미 감정들의 기능 상실로 인해 라일리의 머릿속은 많이 어지러운 상태였다. 기쁨이는 라일리의 어렸을 적 기억부터 꺼내어 보고자 하지만 이미 너무 오래된 기억들은 다시 살아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기쁨이는 어떻게 해서든 다시 감정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마침내 슬픔이와 함께 감정을 제어하는 통제 센터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기쁨이는 슬픔으로 인한 좋은 일들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고, 슬픔이 역시 감정들에게서 꼭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게 된다.
머릿속 감정들의 충돌과 극복
주인공 라일리는 쾌활하고 장난도 잘 치는 밝은 소녀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감정들의 기능 상실로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것이 힘들어지자 기쁨이와 슬픔이의 부재로 분노와 까칠함 그리고 소심함만을 보여주게 된다. 그러나 기쁨이와 슬픔이의 복귀로 다시 전과 같이 부모님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된다.
기쁨이는 처음에 슬픔이로 인해 라일리의 자기소개가 엉망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로 슬픔이에게 감정을 표출하지 않도록 하라고 요구한다. 기쁨이는 슬픔이가 없다면 자신으로 인해 기쁜 일들만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쁨이와 슬픔이가 라일리의 머릿속을 돌아다니면서 라일리의 인생에서 슬픔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바로 하키 시합에서 진 날, 라일리의 속상하고 슬픈 감정을 부모님과 함께 나누고 친구들과 함께 이겨내면서 라일리가 한 층 더 성장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기쁨이는 슬픔이와 함께 감정 통제 센터로 돌아가고자 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캐릭터이다.
슬픔이는 슬픈 감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우울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라일리가 슬퍼해야 할 때 슬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슬픔이의 캐릭터로 관객들은 슬픔이 꼭 나쁜 것이 아니라 중요하며, 우리의 인생을 좀 더 견고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슬픔으로 인해 주위 사람들과 더욱 돈독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떤 감정이 리더인가
나 역시도 슬픔은 부정적인 것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슬픔이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어서 감상해 보니, 정말로 슬픔으로 인해 주위 사람들의 소중함도 알게 되고 나의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영화의 구성이 주인공의 머릿속 또 다른 캐릭터들에 의해 진행된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영화를 보면서 나의 머릿속에는 얼마나 다양한 감정들이 있을지도 궁금해졌다. 예고된 2편에서는 새로운 감정이 출몰한다고 한다. 이를 보면서 사람마다 다양한 구성의 감정들이 머릿속에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라일리의 머릿속에서는 기쁨이가 리더 역할을 하지만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서는 다른 감정이 리더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감정들의 기능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장면들은 어쩌면 정신과적인 요소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종종 감정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거나 혹은 너무 과하게 분출하는 경우, 그리고 타인과 감정적 교류가 어려운 경우 등 다양한 요소들로 이 영화를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감정이 얼마나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알게 해 주고 다행히 감정들이 통제 센터로 복귀하여 라일리가 다시 소중한 일상을 되찾는 이야기는 우리가 일상에서 감정을 얼마나 잘 제어해야 할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상의 소중함도 함께 보여주는 영화로, 이따금씩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해보고 싶을 때 보기 좋은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