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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능
주인공 척은 미국의 유명한 택배 회사 페덱스에서 근무한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지만 그 속에서도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만나 함께하는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예상치 못 하게 비행기 사고로 인해 무인도에 갇히게 된다. 처음에는 황당하기만 하고 야생의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간의 본능이 척을 움직이도록 도와주었다. 배고픔과 안전에 대한 욕구가 그의 큰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실천력이 강했던 척은 바로 자신의 보금자리를 확보하고 먹을 수 있는 것들로 하루하루를 견디게 된다. 생존 본능의 일환으로 척은 놀라운 창의성과 혁신을 보여주었다. 그는 페덱스의 물품들 속에서 패키지와 같이 잔해에서 회수된 일상 품목을 필수 도구로 변환해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용 가능한 자원을 조정하고 사용하려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척의 외로움과의 투쟁이 중심 주제가 된다. 윌슨이라는 배구공의 의인화는 사회적 본능의 표현이다. 동료애와 연결의 필요성으로 인해 그는 윌슨이라는 가상의 친구를 만들고 고립으로 인한 심리적 피해를 나타냈다. 윌슨은 단순히 친구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척은 생존을 위해 바다를 항해할 때에도 윌슨이 바닷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꼼꼼하게 싸놓았다. 척은 무인도에서 살기 위해 분석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한다. 이는 그가 생존의 도전을 헤쳐나갈 때 중요하게 활용되었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 불을 피우는 방법, 구조 신호를 보내는 방법 등 그는 문제를 해결하고 장애물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보여주었다. 척의 여정은 역경에 맞서 의미와 목적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고립된 공간에서의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삶은 인간을 스스로 깊은 고찰을 가능하게 하고 척은 이를 그대로 보여주어 자연스러운 연출을 했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무인도 탐색
영화의 배경이 무인도였기 때문에 고품질의 카메라가 필수적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필름과 디지털 카메라를 적절히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배경으로 나오는 무인도는 모누리키라는 섬을 1차적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무인도의 특성상 어떠한 빛과 구조물이 없었기 때문에 소품들에도 신경을 써야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카메라의 위치와 자연 채광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제작진은 반사판과 확산판을 활용하여 햇빛을 조작하고 적절한 분위기를 조성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연광은 섬의 거친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지만, 밤에는 그대로를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촬영 장비에 조금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을 것이다. 또한 음향 효과에 대해서도 생생한 전달과 설정을 위해 별도로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여 음향을 담아내었다고 한다.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다양한 소품을 선보였다. 섬에서 척의 유일한 동반자를 나타내는 캐릭터 윌슨을 만들기 위해 얼굴이 그려진 배구공, 척이 비행기의 잔해에서 인양한 페덱스 패키지로, 육지에서의 삶과의 연관성을 상기시켰다. 임시 창, 칼, 원시 낚시 장비 등 섬에서 발견한 아이템으로 제작한 도구를 표현하기 위한 소품도 준비했다. 배우 톰 행크스는 깔끔한 중역에서 버림받은 척의 여정을 묘사하기 위해 상당한 신체적 변화를 겪었다. 페덱스에서 근무하는 척의 모습은 상당히 깔끔하고 경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무인도에서의 척은 이발을 하지 못하여 장발을 하고 있으며, 제대로 된 샤워와 세안을 하지 못해 얼굴과 몸이 거뭇하고 자외선에 그대로 노출되어 새까맣게 변해버렸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메이크업 팀은 보철물과 메이크업 효과를 사용하여 햇빛 노출, 탈수 및 체중 감소의 효과를 시뮬레이션했을 것이다.
느낀 점
이 영화가 더욱 마음에 드는 이유는 척이 단순히 무인도를 탈출하였다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에 척은 구사일생으로 무인도를 탈출하고 사람들에게 환호를 받게 된다. 그야말로 명예를 얻게 된 것이다. 회사에서도 후원을 해주었고, 동료들 친구들 가족들 모두 그를 환영했다. 그러나 그가 사랑했던 여자친구는 이미 척이 죽었다고 생각하여 다른 가정을 꾸린 상태였다. 척은 이를 알고, 그녀를 가정으로부터 지켜주는 것이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자신의 차를 보관한 것을 알았을 때에도 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나타내는 것을 억누른다. 이런 미세한 감정 표현들이 관객 입장에서도 잘 느껴질 수 있어서 감동적인 부분이었다. 만약 여자친구가 결혼을 하지 않을 채로 기다려서 척과 결혼을 했다면 그 역시도 해피엔딩이었겠지만, 오히려 현실적으로 여자친구와는 결국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설정도 가슴이 아프지만 동시에 마음에 들었다. 척이 무인도에서 고군분투할 때, 남은 사람들 역시 힘들었다는 것을 보여주어 척이 육지 사람이었다는 내용을 상기시켜주는 것만 같아서 캐릭터의 기존 설정이 유지되는 것이 좋았다. 또한 주인공의 시점 외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그 또한 좋았다. 영화의 대부분 배경은 무인도이지만 누구보다도 도시의 생활을 갈망하고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서 심리적으로는 관객과 주인공 모두가 도시가 배경으로 느껴질 수 있는 영화라서 이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무인도 속에서 사람이 어떻게 적응을 해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윌슨이라는 친구를 만들고 그가 사라졌을 때 울부짖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본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얼마나 강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느끼고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였다.